베를린 시, 남녀 똑같이 "비키니도 팬티만 입으면 된다"

상의 탈의했다고 쫓겨난 여성이 신고해 수영장 비키니 규정 변경

 

 

독일 수도 베를린이 수영장에서 여성의 가슴을 가리도록 한 규제를 풀고 상의 탈의(토플리스·topless)를 허용키로 했다. 수영 복장에서도 양성 평등이 적용되야 한다는 취지다.

 

상의 벗고 수영하다 쫒겨난 여성이 신고

10일 주요 외신은 베를린시가 지난 9일(현지시간) 관할 공공 실내외 수영장에서 여성의 수영복에 대해서 남성과 똑같이 하의만을 규정으로 한 것을 보도했다. 베를린 시가 이 같은 여성 수영복 상의에 대한 규제를 풀게 된 것은 지난 12월 로테 미스(33) 라는 한 여성이 수영장에서 수영복 상의를 입지 않고 수영하다가 쫓겨난 사건으로 시작됐다.

해당 여성은 자신이 가슴을 가리지 않은 채 수영했다는 이유로 제지를 당했으나 "그 규정은 남성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지 않느냐"며 베를린시에 속한 '평등 대우를 위한 사무소'에 신고하기 이른 것이다. 신고가 접수된 곳은 2020년 베를린시가 차별금지법 실행을 위해 만든 기관으로 이곳에 신고가 들어오면 민원을 감독, 사태 파악에 나선다. 

 

신고 받은 성평등 사무소도 동의하면서 '비키니 상의 벗어도 된다' 통과

이에 평등대우 사무소 측이 "수영 복장 규정에 성별에 따른 내용이 있을 수 없다"라며 "(일반적으로) 수영복은 일상복과 구분하려고 만든 용어지, 상체를 가리는 것이 필수라는 의미는 아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즉 여성이용자만 가슴을 가리라는 것은 차별이라는 뜻으로 신고여성의 뜻에 동의한 것이다

 

이미 나체 수영장이 많은 베를린, 이미 토플리스에 관대해 '상의 벗기' 대규모 시위까지

베를린에선 이전부터 여성에게 수영장에서 상의에 대한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2021년 여름에는 마리엔광장 대규모 시위가 있었고, 작년에는 복장때문에 수영장을 상대로 소송이 한차례 있었다. 나체와 신체 관념에 대해 연구한 사회심리학 교수 케온 웨스트의 예전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독일인들은 나체에 대해 일반적으로 상당히 관대하다. 심한 노출일지라도 '자유로운 신체 문화'로 보아 성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독일 문화의 학술적 특징도 알 수 있다.

독일 외곽의 몇몇 도시들은 이미 모든 이에게 상의 탈의 수영을 허용하고 있다. 이름도 독특한 '자유로운 신체 문화를 장려하는 독일 협회'는 독일에서 130개 이상의 '자연주의' 클럽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성적인 의도를 배제한 사회적 나체를 표방하는 생활방식을 실제로 펼쳐나가고 있는 중이다.

한편, 베를린의 공공 수영장들은 '성별에 따른 복장 규칙'이 없는 대신에 '표준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는 내용만을 명시 중이다. 수영용 팬츠, 비키니, 수영복, 부르키니가 허용된다고 언급되어 있지만 남성, 여성인지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상세히 규정하지는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