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지고 너도 나 만지면 쌤쌤" 70대 스님, 기소

하루 두 번 연달아 추행 벌금형 받자, 여신도가 먼저 만졌다고 항소

 

여성 신도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주지 스님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7일 의정부지법 김천수 판사는 여신도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경기소재 사찰 주지스님 A(72)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차 안에서 법당에서 하루 두 번 연달아 추행

A 씨는 서울 근교 한 사찰 주지스님으로 2021년 12월 16일 오후 1시 20분쯤 신도인 피해자 B 씨와 점심을 먹고 차에 탄 뒤 “이거 뭐냐. 스타킹이냐, 바지냐”라고 말하며 B 씨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A 씨는 같은 날 오후 5시 20분쯤 사찰 법당 안에서 “가슴이 큰지, 작은지”라고 말하며 B 씨를 또 뒤에서 껴안아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심지어 A 씨는 이 같은 범행 이후 해당  여신도의 손을 자신의 성기에 갖다 대며 “너도 나 만졌으니 쌤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A 씨는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 사이 여성 신도를 숙박업소로 불러 옷을 벗게 하고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신도 2명은 지난 10월 서울중앙지검에 A 씨를 고소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A 씨가)하루에 두 차례에 걸친 추행을 반복한 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으나 두 차례 징역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범행의 내용과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2007년 살인미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 " 여신도가 내 허벅지 먼저 만졌다, 종교의식이었다, 아직도 그 신도들이 나에게 인사한다" 항소

스님 A 씨는 판결에 대해 "여성 신도 B씨가 차 안에서 내 허벅지를 먼저 만졌다. 돈을 뜯어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판결 하루 뒤인 지난 24일 항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A씨 측은 "종교의식을 한 것"이라며 "아직도 그 신도들이 나에게 인사한다" 등을 내세워 혐의 없음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부에선 "피해자가 사찰을 떠나면서 피고인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하나, 이는 습관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행동이 피해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는 이번 여신도 성추행 스님 A 씨 사건에 대해“A 씨는 조계종 소속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